10초만에 전체 매진
...이었던 창덕궁 달빛기행 티겟팅.....
다들 코로나 때문에 문화생활을 못하고 있어서 무슨 봇물터지듯 신청한 느낌이었다.
하여튼 몇일 전부터 기다리다가 알람까지 맞춰놓았지만
결국 표를 못구했고....
다음날 새벽 2시~3시쯤 다시 옥션티켓에 들어가보니
딱 1개 여석이 나를 향해 윙크를 날리고 있어서 미친듯이 결제했다.
★그러니 티켓팅에 실패했더라도 여러분..취소표를 노리시길!!★
원래는 하루 100명 정도 받았다고 하는데,
이번 2020년엔 코로나 시기인 만큼 한 타임 당 20명으로 제한했다.
나는 7:20pm 타임에 들어갔다.
삼삼오오 커플들이 많이 보였고, 동성끼리 온 분들도 있었다.
나처럼 혼자 온 분들도 비율이 20%됐었던 듯.
창덕궁 돈화문 앞에 간이 매표소에서 간단히 신분증과 예매번호를 확인 후에
입장에 필요한 것들을 전달해주셨다.
추울까봐 핫팩, 모기물릴까봐 모기퇴치제 등을 주심 ㅎㅎ.
그리고 이렇게 생긴 청사초롱을 받았다. (넘나 예쁜 것ㅠ)
어둡다 보니까 발밑은 스스로 조심하라고 ㅋㅋ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게 주변에 내시복을 입은 스탭분들이
후레쉬로 길을 비춰주신다.
사진찍을 때마저 캄캄해서 길 잃을까봐 옆에서 기다려주신다. 감사한분들....
그리고 이렇게 생긴 송수신기를 받는데, 이어폰까지 같이 포함이었다.
이걸 목에 걸고, 이어폰은 귀에 꽂고 걸어다니면
한양길라잡이 (해설가)분이 설명해주시는 게 잘 들린다.
일월오봉병이 보이는 창덕궁 인정전이다.
예전에 낮에 봤을 때랑 밤에 볼때랑 차이가 있었다.
밤에 보니까....뭐랄까..
사극 속 임금님이 침소 들기 전, 여기에 들르실 것 같은 분위기?
밤에 보니 더 고즈넉하면서 훨씬 웅장해보였다.
천장에 큰 전구들은
우리가 구한말 고종시절 외국과 수교를 시작하면서,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이후 들여왔다고..
나무 바닥도 구한말 시대에 바뀐 거라고 한다.
뭔가 동서양의 조화를 같이 보는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헌종이 후궁 경빈을 위해 지었다는 낙선재를 둘러보며,
당시 어린 왕이 얼마나 후궁을 사랑했으면 따로 집까지 지어주나...
궁중로맨스가 이런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잠시했다.
낙선재를 둘러보고 나면 상량정이라는 정자에 올라간다.
정자에 다다르면 연주자분이 대금을 독주해주신다.
밤에 들으니까 더 구슬프게 들리더라는.....
우리 전통악기는 왜인지 다 한이 서려있는 것 같다.
그리고 부용지로 넘어갔는데, 너무너무나 아름다웠다.
넓다란 연못에 달빛과 조명이 반사되어 아른거리고 있었고,
졸졸졸 물소리도 은은하게 들렸다.
*여기서 꼭 사진 남겨오는 걸 추천한다.
난 풍경만 찍느라 내 사진을 못찍어왔는데 그게 후회가 된다 ㅠㅠ
(*TIP! 밤이라 사진이 잘 흔들리니 삼각대도 가져가면 좋겠다.)
아, 창덕궁 달빛기행 투어 중에는 화장실을 못가는데
이 곳 부용정에서는 다녀오게 해주셨다.
투어 시작하고 1시간쯤 되었을 때니 참고하시길!
이 곳에서도 가야금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가야금 선율에 맞춰서 10분간 휴식 시간을 주신다.
이 때 화장실 다녀올 사람은 다녀오고, 사진찍을 사람은 찍고,
걸터앉아서 쉴 사람은 쉰다.
여기는 존덕정인데,
춘향가를 판소리로 공연해주셨다.
너무 잘하셔서 조금 더 오래듣고 싶었는데 10분도 채 안되어 끝났던 느낌..
마지막엔 연경당에 들렀다.
연경당은 조선 후기 접견실로 쓰인 별채이다.
여기서 그림자극과 부채춤 공연을 봤는데, 보기 전에 커피랑 대추차를 제공해주신다.
너무나 따뜻한 센스!
집으로 돌아올 땐 이렇게 손에 한가득.
창덕궁이 수놓아진 파우치와, 엽서, 그리고 수제 비누를 받았다.
저 파우치는 실제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외국인 친구를 주고 싶을만큼 우리나라 전통미가 가득하다.
(내구성을 더 좋게 만들었으면 좀 더 좋았을 것)
비누는 창덕궁 부용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정말 보고있으면 밤하늘에 비친 연못같은 느낌이 든다.
혼자만 갔다와서 너무 아쉬웠던 창덕궁 달빛기행 후기 끝!
'창경궁' 야간개장은 티켓팅하기 이렇게까지 치열하지 않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예매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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